[혁명의 팡파르 part 1] 당신의 신용은 돈이 될 수 있습니까?
돈은 신용을 수치화한 것이다. 따라서 돈을 벌고 싶으면 신용을 쌓아야 한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의 첫번째 이야기와 두번째 이야기에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혁명가 나시노 아키히로에 대한 이야기를 참 많이 했었다. 그래서 이 참에 아예 그의 책 ≪혁명의 팡파르≫를 읽고 그가 돈과 신용 그리고 마케팅과 광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내가 그의 글을 읽고 어떤 느낌과 생각이 들었는지에 이야기하고자 한다.
혁명의 팡파르, 진화의 시작
보통 책의 표지와 속지를 넘기면 가장 앞부분에 작가의 말이라거나 머리말이라던가 프롤로그라던가 이런 것이 있다. 예전에는 책을 사서 읽으면 이 부분을 스킵해버리고 바로 본론부터 읽었다. “아니 시간도 없고 나는 빨리 스킬을 익히고 정보를 얻어야 되는데 인사말이나 보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다 어느순간부터는 빼놓지 않고 읽게 되었는데 우연히 본 작가의 글에 그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생각과 가치관을 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난 이후였다.
니시노의 ≪혁명의 팡파르≫는 머리말부터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 세대들이 하고 싶은 것을 못찾고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이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니시노 또한 이런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는 젊은이들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을 들여다보고 그들에 대해 이해를 하니 그 말에 대해서 공감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기성 새대에게 직업과 직장은 변하지 않는 수명이 없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급변하는 사회에서 어떤 직업이 사라질지 아무도 모르고 한국의 경우는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이라는 개념도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하나만 선택해서 제대로 하는 것이 지금 사회에서는 엄청나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프로세스이코노미에서도 나온 이야기다. 그렇게 여러가지 하고 싶은 일을 전전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는 것은 새대를 내려오면서 사회에 적응하는 일종의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위로가 되는 구절이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세상에 필요한 이유를 찾기 위해 방황하고 있고 수많은 밤을 외로움과 고통으로 보낸적이 많았다. 그런데 내가 방황하는 것 또한 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이고 기성세대로부터 진화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좀 편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누군가는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다고 말하지만 하기 싫은 일은 점점 자동화가 되어가고 결국 우리 사회는 하고 싶은 일만 남을수도 있는데 결국 우리는 하고싶은 일들을 찾고 그것이 몰입해야 이 사회에도 플러스가 되는거 아닐까 생각한다. 유투버 드로우엔드류가 “돈을 버는 방식은 바뀌었다” 라고 하는 것처럼 우리는 이 새로운 사회에 빠르게 적응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니시노는 그가 4년동안 작업한 굴뚝마을의 푸펠을 제작할 때 크라우드 펀딩을 두차레 시도했고 총 9550명으로부터 5670만 4552엔(한국돈으로 약 5억 7천만원)의 투자를 받게 된다. 그리고 굴뚝마을의 푸펠을 발행부수는 2017년 기준으로 약 32만부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하고 그의 개인전은 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그의 성공은 겉으로 보기에는 이례적인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그의 치밀한 계획과 독특한 작업방식에 있었다.
니시노는 타인과 경쟁을 하면 무조건 패배하니 자신만의 경기장에서 자신만의 룰로 자신만의 경기를 하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의 그림책 굴뚝마을의 푸펠을 예시로 든다. 보통 그림책은 작가 한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제작한다. 그런데 같은 그림인데 에니메이션이나 만화책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에 분업화되어 참여한다. 그런데 왜 그림책은 그러지 못할까? 뭐 당연한 이야기로 돈 문제가 가장 크다. 버는 돈이 적으니까 스텝들한테 돈을 주면 적자를 본다는 것이다. 니시노는 여기서 그러면 돈만 땡겨올 수 있으면 분업화를 할 수 있겟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자금조달을 먼저하기에 이른다. 그렇게 제작방식 자체에 의심을 품고 문제를 해결해서 다른 경쟁자와 다른 판에서 다르게 승부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놀라운 인사이트다.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할 때,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으면 “보통 이렇게 하니까”라고 대답하거나 “배울 때 이렇게 배웟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왜 하는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수많은 사람들의 전통을 내려오면서 그저 “의례적으로 그렇게 했으니까”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작업 방식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 여기에 글을 쓰는 것부터 해서 유투브, 개발, 마케팅 모든 작업 방식들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돈은 그저 신용의 상징
니시노는 책에서 돈과 크라우드 펀딩의 개념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돈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이 돈이란 것이 처음에 조개껍데기나 금 같은 것에서 지금의 종이쪼가리로 넘어왔는데 사실 이 지폐라고 하는 것은 신용보증서의 역할을 한다. 지폐의 유래가 금 세공업자들이 금을 맡겨주고 금 보관증을 주니까 사람들이 금으로 결제하는게 무겁게 번거로우니 금 보관증을 가지고 거래를 하기 시작했는데 이것이 그 유명한 금 본위제의 시작이다. 그러다 미국의 달러가 금본위제를 철폐한다. 금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닌 국가가 보증을 하는 국가의 신용을 담보로 하는 신용화폐가 시작된다.
돈의 본질을 볼 수 있듯이 돈이란 신용의 상징이며 신용을 수치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두물머리 천영록 대표가 집필한 ≪부의 확장≫에도 동일하게 나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신용은 무엇일까 그저 은행 신용점수일까? 니시노는 신용에 대해 일관성 있는 모습과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한 정보사회이기 때문에 TV의 유명인들이 음식정보 프로그램에서 맛있다라고 해도 같은 날에 트위터에서는 그거 사실 맛없다 라는 내용이 동시에 올라온다는 것이다.
그런 신용을 잘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크라우드 펀딩이다. 우리가 보통 유명한 사람이 크라우드 펀딩을 하면 잘 될거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의 많은 셀럽들은 크라우드 펀딩에 실패한다. 위에서 말했둣이 기업의 스폰을 받는 연예인들은 솔직하기 힘들고 신용을 잃기 쉽기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 또한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에서는 뒷광고 논란으로 잘 드러난다. 수많은 크리에이터의 팬들은 해당 크리에이터의 “내돈내산”을 믿어왔다. 그런데 그게 사실은 “내돈내산”이 아니라 광고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신용은 박살이 난다.
최근에는 뒷광고 논란이후 유투브 생태계가 많이 정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요즘은 크리에이터가 시작부터 광고다라고 말해주면 팬들은 “오늘은 자본주의 모드구나”라거나 “그래 저렇게 돈을 벌어야 직원들 월급주지”같은 반응을 보이며 오히려 더 좋아한다. 평소에 시니컬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투버가 억지미소를 띄며 광고제품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웃긴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에 모 타락헬창의 광고를 보니까 “광고주님 진짜 죄송한데 이 소스는 제 입에 안맞는거 같아요. 왜 먹는지 모르겠어요”하는 경우도 생겼다.
이 신용 관련해서 인상깊은 유투버가 있는데 바로 “승우아빠”이다. 승우아빠는 구독자 수 50만명이 될 때까지 광고가 그렇게 딱히 들어오지 않았다. 왜나면 승우아빠가 리뷰만 하면 80%는 까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리뷰 콘텐츠 제목도 흑우리뷰 같은 거니 더더욱 그럴 것이다. 요리 컨텐츠를 하는 사람이 초반에는 식품광고는 1도 안들어오고 무슨 전자제품 이런 것만 들어왔다. 요즘은 샌드박스를 통해서 그리고 직원들이 많이 생겨서 광고를 많이 찍어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종종 광고를 찍는데 광고 자체도 상당히 솔직하고 망하면 망하는대로 사실 컨펌을 받았다는게 신기할 정도의 광고영상도 내보낸다.
이런 그의 신용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대한민국 치킨대전이라는 TV프로에서 히밥과 장지수와 함께 유투브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으로 출연했을 당시 연예인 심사위원 그리고 셰프 심사위원과 전혀 상반된 심사평을 계속 냈다. 연예인들이 맛있다고 해도 별도다 라고 말한다던지 식상하다라고 말한다던지 하는 것이다. 보통 방송의 서사에서 탈락자는 안 좋은 평을 위주로 편집하고 다음 라운드 진출자는 좋은 평을 위주로 편집하는데 진출자에게 승우아빠는 계속 쓴소리를 날리니 편집이 많이 됐던 것이다. 그런데 승우아빠와 히밥, 장지수가 이야기 했던 것이 우리가 편집되더라도 이대로 가자라고 했다는 것이다. 어차피 우리는 계속 유투브에서 솔직하게 리뷰를 해야 하는 사람들인데 TV방송에 나왔다고 맛없는데 맛있는 척하면 다음에 유투브에서 하는 리뷰에 진정성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엄청난 통찰력이다. 승우아빠는 이 신용의 중요성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니시노는 신용을 만들기 위해서는 본인의 의지로 거짓말을 안하겠다라고 해서는 지킬 수가 없고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결국 거짓말을 하고 싫은 것을 억지로 좋다라고 말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인데 니시노의 말대로 다이렉트 과금 즉, 팬이 직접 그에게 돈을 준다면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할 수 있고 그럴 때 팬 또한 그를 믿을 수 있고 결국 신용이 생겨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니시노는 TV 출연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업 스폰에 속박당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그 만의 방식인 것이다. 이는 밑에서 이야기할 무료의 혁명과 이어진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무료의 혁명
니시노의 무료 출연료가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전에도 말했던 사이드메뉴 이론이다. 햄버거집은 햄버거가 아닌 감자튀김으로 돈을 벌고, 극장은 영화관람료가 아닌 팝콘으로 돈을 벌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메인 코스요리가 아닌 와인을 팔아서 돈을 번다는 것이다. 니시노는 메인요리 즉 TV방송 출연료를 받지 않고도 사이드메뉴 즉, 자신의 온라인 살롱 이라든지 그림책, 컨텐츠 등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사에서도 공짜로 출연해준다는 이런 니시노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런 니시노가 어느날 돈의 노예로부터 해방 이라는 글과 함께 그의 그림책 ≪굴뚝마을의 푸펠≫의 모든 페이지를 무료로 공개해버린다. 이후 각종 그림책 작가, 아티스트, 그리고 대중들에게 수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그렇게 무료로 해버리면 사람들이 작품들에게 가치를 못느끼고 그러면 창작자에게 돈이 돌아오지 않고 결국 업계 전반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런 비판을 무료 소셜미디어 서비스인 트위터에서 한다던가 무료 인터넷 신문 기사 댓글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니시노는 이러한 모순을 지적한다. 하지만 니시노의 ≪굴뚝마을의 푸펠≫ 무료공개는 그가 사전에 치밀하게 계산한 것이었다. 이 그림책이라는 것은 어마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같이 보면서 엄마가 읽어준다는 것이다. 엄마들은 바쁘고 돈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정도 검증된 책을 골라서 실패를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니시노는 푸펠의 페이지를 세로 스크롤로 공개를 한다. 엄마들이 책의 내용은 확인할 수 있지만 아이에게 읽어주기엔 상당히 불편한 UX로 말이다. 여기에는 니시노의 두가지 통찰력이 빛을 발하는데
-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
- 제품의 UX에 대한 이해
상당히 놀라운 인사이트가 아닐 수 없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해는 노희영 대표도 말한 내용이다. 그녀는 특정 지역에서 영업을 한다면 그 지역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해서 레스토랑 브랜드를 운영할때도 그 동네 사람들이 요즘에 어떤 디저트의 브랜드를 즐겨이용하더라라고 하면 레스토랑에 같이 디저트를 추가한다는 식이다. 그리고 그의 UX에 대한 통찰력은 웹/앱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도 배울만한 것이다.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어떨 때 스마트폰으로 보는 세로 스크롤을 선호하고 어떨 때 책장을 넘기며 보는지를 간파했다. 바쁜 엄마들은 스마트폰으로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그림책의 모든 내용을 확인하고 집에서 아이와 나란히 앉아서 읽어줄때는 조그마한 스마트폰으로 읽어주는 엄마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에게 무료 공개 전략은 일종의 시식코너 같은 것이다. 책의 내용을 무료로 공개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확인을 할 수 있게 한 다음에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책은 아이와 같이 읽어야 되니 그렇다고 치고 비즈니스 서적이나 전문서적은 공개하면 그걸 다 읽고 정보를 얻은 다음에 책을 사지 않을 것 아닌가? 라는 질문에 니시노는 그렇지 않다라고 답을 한다. 니시노의 전략은 이런 것이다. 쳅터 1은 니시노의 온라인 살롱에 쳅터 2는 호리에몽의 매일 메거진 이런 식으로 전체 내용을 무료로 공개 했지만 갈갈히 쪼개서 흩뿌려 놓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것을 다 찾아다니면서 모을 바에는 그냥 모아져 있는 책을 산다는 것이다. 같은 내용이지만 같은 컨텐츠이지만 그것을 경험하는 UX를 다르게 해서 좀 더 좋은 유료모델을 구매하게 하는 것 이것이 니시노가 말하는 프리미엄 모델이다.
그리고 니시노가 무료의 혁명을 주창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력의 가시화이다. 결국 실력이 좋은 사람은 무료로 공개를 해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실력이 형편없는 사람은 무료 공개가 곧 그의 수익활동의 종말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결국 무료의 혁명은 실력의 격차를 들어내며 창작자로 하여금 실력을 갈고 닦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앱 개발자의 입장에서 너무나 와 닿은 이야기였다. 왜냐하면 수많은 앱들이 무료로 사람들에게 공개되지만 그중에 대부분은 사람들이 그 앱이 존재하는지도 모른다. 실력의 격차가 확연히 드러나는 시장이 이 무료앱 시장이다. 그렇기에 이것은 뼈 아픈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더 실력을 갈고 닦을 동기를 부여해준다.
저작권을 “지키려고”하는가 “나눠주려고” 하는가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 중요하게 이야기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세컨드 크리에이터이다. 니시노 또한 ≪굴뚝마을의 푸펠≫의 저작권을 풀어서 푸펠을 가지고 뭘 해도 되냐고(연극을 해도 되겠냐는 식이다) 하면 저작권을 풀어서 그냥 쓰시라고 한다는 것이다. 니시노는 좀 더 극단적으로 가서 도무지 저작권이란 것이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의 주장은 이런 것이다. 10명이 모여있는 세계에서는 창작자가 무엇을 만들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열명에서 창작물을 파는 것 밖에 없다. 그래서 10명의 세계에서는 저작권이 곧 밥줄이다. 하지만 1억명이 모여있는 곳에서는 이것을 판매하지 않고 1억명이 그냥 사용하게 해도 그 창작자는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창작물에는 1억명이 쓴다는 사용가치가 부여되기 때문이다. 지금의 시대는 “10명의 세계”가 아닌 인터넷으로 모든 나라의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1억명의 세계”이기 때문에 이제 사람들에게 무료로 사용하게 하고 2차 3차 창작이 가능하게 한다면 그 창작물의 영향력은 엄청나게 커진다.
그래서 니시노는 본인 작품을 가지고 무려 AV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재밌어하며 심지어 촬영장에 가보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이렇게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그가 생각하는 경쟁상대는 바로 디즈니이기 때문이다. 그는 언젠간 디즈니를 이기겠다는 야망을 가지고 있는데 이 디즈니가 저작권에 목숨을 거는 회사중에 하나이다. 유투브에 디즈니와 관련된 뭔가가 올라오면 디즈니는 바로 신고를 하고 법적조치까지 해버린다.
히지만 니시노는 완전히 반대로 모든 저작권을 풀어 본인의 영향력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는 수익을 입구에서 받아버리면 안된다고 이야기 한다. 처음에 입구에서 수익을 받아버리면 많은 수익을 거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수익을 받지 않고 기다렸다가 세컨드 크레이터들과 함께 하며 영향력이 커졌을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단지 저작권을 풀어버린다는 이야기는 저작권으로 인한 수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수익을 얻는 타이밍을 뒤로 밀어서 저작권으로 얻는 수익 그 이상을 얻겠다는 말과 같다.
그렇게 당장의 돈을 버는 것이 아닌 무료로 사용하게 해줘서 고맙다라는 신용을 벌게 되면 이 신용이 이후 크라우드 펀딩이나 온라인 살롱등의 신용이 필요한 수익모델에서 빛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보고 그가 단순히 착해서 그러는게 아니라 상당히 영약한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바둑을 둘때 뒷 그림을 먼저 보고 이곳 저곳에 포석을 깔아두는 것과 같다. 결국 그 바둑돌들은 연결되고 단단해져서 승리를 쟁취할 수 밖에 없는 게임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마치며
니시노 아키히로의 생각을 보고나서 다시한번 그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치밀한 전략과 계산은 상당한 통찰력이 담겨있어서 수많은 영감을 주었다. 당장 다음 프로젝트에 그의 인사이트를 녹여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 점점 그와 닮아가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 나도 내 무료서비스들과 무료 컨텐츠들로 신용을 쌓아 이 끝나지 않을 돈의 게임에서 승리를 맛보고 싶다.